(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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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보험업계에는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며 보험사를 옥죄기도 했지만, 자본 규제를 완화하고 보험사의 신사업 활로를 열어주기도 했다. 새로운 보험사의 탄생과 함께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M&A 시장이 달아올랐으며, 당국과 보험사, 소비자단체가 얽힌 소송전도 발발했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 8월 1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 사업비 모집수수료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수수료 개편안은 보험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수수료 개편안은 오는 2021년부터 보험설계사에 지급되는 첫해 수수료를 특별수당(시책)을 포함해 월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첫해 수수료 제한은 전속설계사 뿐 아니라 GA 설계사 모두에게 적용된다.

현재 설계사가 보험 계약을 모집하면 보험사는 전체 모집 수수료의 80~90%를 6개월 내 지급한다. 예를 들면 설계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1000만원이라면, 1년 이내 900만원, 2년차에 100만원이 나가는 방식이다.

첫해 과도하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불완전판매를 야기하는데, 불완전판매는 소비자 민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근본적인 문제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개편안 발표 이후 GA업계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GA업계에는 전체 44만명의 설계사 중 23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GA는 상품판매 다음 달 수당인 익월 수수료를 총 수수료의 최대 90%까지 가져가는 만큼 수수료 개편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사들을 관리하는 GA는 줄어드는 1년차 수수료 총액에서 관리비, 임차비 등 운영비를 덜어 써야 한다는 점에서 GA에 불리한 제도라고 항변했다.

전속설계사에게 수수료는 임차비, 지점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이 제외된 형태로 지급되지만 GA에는 계약 모집에 따른 수수료로 지점 운영비와 임차비, GA 경영공시, 준법감시인 및 지점 임차료 등 필수 경비를 전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GA업계는 “모집수수료를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실제로 1차년도 모집수수료는 보험사 설계사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GA의 법률규정 준수를 위한 비용 등 필수 경비를 수수료 등의 계산 시 제외토록 해야 하는 문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GA업계는 지난 9월 수수료 개편안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수수료 개편은 보험사와 GA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수수료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삼성화재가 전속조직 신입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다.

삼성화재는 8월 말 신인 전속설계사 수수료 지급체계를 활동형과 고정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형은 판매 실적에 비례해 익월 725%, 최대 1200%까지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 고정형은 영업 초기 적응기간을 고려해 위촉 후 3개월 동안 최소 2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고정급여를 받고 이후 활동형과 동일한 수당 체례로 전환된다.

문제는 GA업계가 삼성화재의 활동형 수수료 지급체계를 지적하면서 발생했다. 수수료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GA설계사들의 이탈이 우려되는 가운데, 삼성화재가 GA설계사 모집을 끌어오기 위해 높은 수당을 지급하는 수수료 체제로 개편했다는 것이다. 이에 GA업계는 삼성화재 상품 판매 불매운동을 선언했고, 삼성화재는 활동형 수수료 개편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을 놓고 다방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GA업계는 물론 전속설계사 이탈도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약 44만명의 설계사가 존재한다. 첫해 수수료를 제한할 경우 생계형 설계사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중소형 보험사보다 대형사에게 특히 유리한 제도 개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속 설계사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사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활용하면 전속 설계사 모집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속설계사는 보험사 영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 채널로 그 수가 많을수록 영업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기반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최대 이슈는 금융위의 수수료 개편”이라며 “설계사 뿐 아니라 보험사, GA 등 보험업계를 뒤흔든 거대한 이슈”라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저금리 및 저실적, 시장 포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첫해 수수료를 제한하는 정책까지 시행 예고되면서 보험업계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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